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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이이화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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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3-19 00:00 조회1,399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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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1층에서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원회)의 무기한 농성이 시작되었다.

3239-1DSCN2286.JPG한국 전쟁 기간에 군인, 경찰, 우익청년회 등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은 그 희생자를 100만으로 추산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지만, 전후 냉전시대를 겪는 과정에서 이 문제는 색깔론 공세에 눌려 의도적으로 묻혀있었다. 그간 이 문제에 대해 지방 의회나 민간단체 차원에서의 조사는 수 차례 있었으나, 정부 차원의 조사는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오랜 침묵과 고통의 세월을 깨고자 지난 2000년 학자와 유족을 중심으로 결성된 범국민위원회는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등을 위한 법률안이 제정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01년 9월 김원웅 의원 등이 주축이 되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을 입법발의 하였으나, 국회의 심의 미비로 아직까지 법률 제정이 되지 못한 상태이다. 범국민위원회는 현 16대 국회에서 올해 안에 법 제정이 되지 않으면 내년 초 총선으로 새로 들어서는 다음 대 국회로 이 문제를 넘겨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올해 안에 법 제정을 이루어내겠다는 각오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6일, 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농성장에서 만났다. 10년에 걸친 대장정인 "한국사이야기"(총 24권) 시리즈 집필에 몰두하느라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이씨는 이곳만은 오후 시간을 쪼개 매일같이 자리를 지키는 중이었다.

1937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이화 선생의 부친은 주역 사상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 선생이다. 이이화 선생은 철저한 한학 교육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서라벌예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이후 「불교시보」, 「동아일보」, 「창작과 비평」 등을 통해 필명을 높여가던 그는 1985년 한길사 주최 역사강좌를 계기로 역사대중화의 기수로 떠올랐고, 역사문제연구소장, 「역사비평」의 편집장을 지냈다.

‘재야 역사학자’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는 이 선생의 학문은 현장 중심 사관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사료에만 얽매이는 역사 연구를 경계한다. ‘역사와 삶은 따로 있는 게 아니므로 역사 저술에는 언제나 생활현장이 중시돼야 한다’는 신조로 평생을 역사학에 몸바쳐왔던 것. 늘 역사의 현장을 누비며 이론과 실제를 접목시켜 나가는 그의 연구 스타일도 이같은 역사의식에서 나온다. 그는 66세라는 나이에도 이번 범국민위원회의 농성에 직접 나서, 자신이 ‘행동하는 역사학자’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 이제 한 늙은 역사학자, 신념의 사나이와 대화를 나눠보자.

- 상임대표로 참가하게 된 동기를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
= 2000년에 광주에서 5·18 사건 관련해 일본, 대만, 우리나라 학자들이 모인 ‘동아시아국제인권평화위원회’가 열렸다. 그 당시 학자들이 처음 지리산에서 함께 위령제도 지냈고... 회의 마지막 날 한국 전쟁 때 저질러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위원회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그 해에 지금의 ‘범국민위원회’가 만들어졌다. 현재 위원회 주축은 유족들이지만 처음 주도는 학자들인 셈이다. 강창일 4·3연구소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이해동 덕성학원 이사장, 고재식 한신대 총장 등이 모여 위원회가 처음 시작됐다. 그래도 결국 이 일은 사회운동이고, 나는 학자라 길은 서로 다르다. 그저 이 취지에 공감한다고 하니까 이름이나마 끼워 넣어준 것 같다. (웃음)

-. 범국민위원회 결성 이후에 한국 전쟁 연구에 있어서 발전적인 성과가 있었나?
=.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 나라의 현대사 연구자들은 적은 편이며 더구나 한국 전쟁 연구자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한국 전쟁에 기념비적인 연구 성과가 있다면 해외 학자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쓴 ‘한국 전쟁의 기원’ 정도이다. 색깔론 따위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전쟁 원인 분석을 한 수작이지... 국내에서는 워낙 연구 토양이 얕은데다가, 학술 연구와는 관계없는 진상규명위 결성으로 그에 관한 학문적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 역사학자들이 손대야 할 과제이다.

-. 역사학자로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사건이 우리 현대사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 한국 전쟁은 미국, 중국, 러시아, 후방에서 지원한 일본 등 주변 열강이 개입해 실질적으로 국제전이나 다름없었다. 그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국’ 전쟁이 아니라 그냥 ‘6·25’ 전쟁이 맞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땅에서 남들이 벌인 전쟁에서 수백만의 사람이 죽었다. 북한은 500만으로 추산하고 남한은 200만으로 잡는다. 이중에 민간인 학살이 100만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엄청난 일이다. 1·2차 세계대전 때도 이런 민간인 학살은 없었다. 그 학살의 이유가 단지 ‘이데올로기의 차이’라는 것도 비극이지만, 진짜로 무슨 이데올로기 차이가 있어서 죽인 경우보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순수 민간인을 반대파로 몰아 죽인 경우가 더 많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땅 파서 사는 사람들도 억울하게 많이 죽었다... 전쟁 과정에서가 아니라 전쟁과 무관하게 순수 민간인이 학살당한 이 사건은 대규모 인권 유린 사건이고, 반드시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

-. 2차 대전 중 독일 나치스에 의한 유대인 학살은 어떤가? 이 경우는 생각 차이도 아니고 오직 민족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학살이 감행되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더 무고한 민간인 학살 아닌가?

=. 성격이 좀 다르다. 그것도 물론 가슴 아픈 인류의 비극이지만, 그 경우는 국가 권력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권력이 타민족이나 점령지 주민을 학살한 예는 역사상 얼마든지 있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피지배자 학살은 인간의 본성의 한 부분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배·피지배 관계가 없는 같은 민족끼리, 단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만한 대량 학살을 벌인 예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친일파라고 몰아서 사람들을 죽인 예도 일부 있었지만, 민중에 의한 민중 학살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일이다. 학살은 주로 미군, 국군, 경찰, 우익청년단에 의해 주로 남한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또 미군이나 국군이 그냥 지나가다 마을 하나를 아무 이유 없이 전멸시킨 예도 있다. 토벌대가 나왔는데 아무도 환영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심심풀이 사냥을 한 것이다... 이 사람들은 전쟁 상태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후방에서, 비전쟁 상태에서 죽은 것이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 이 사건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바가 있다면?
=. 나는 그동안 부당한 권력에 대해 저항한 사람들, 부당하게 소외된 사람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왔다. 조선시대 적자로부터 소외된 서자들의 문제를 연구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이 사건으로) 양민들이 학살된 것도 억울한데 연좌제에 묶여 사실상 무관한 그 후손들이 고통을 당했다. 더구나 실제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평생 연좌제의 굴레 아래 살아야 했던 경우도 많다.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나. 나는 운동가도 아니고 학자지만, 나라도 이런 일을 함께 해 주어야 하지 않겠나. 내가 양심을 가진 역사가로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를 바란다면, 바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이 일에 무관심한 지금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정부가 아니다. 요즘은 한나라당에서 동의해주는 국회의원들이 좀 있긴 하지만, 아직도 이 일에 반대 세력이 많다. 자기 기득권이 흔들릴까봐 과거사 캐기를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고, 아직도 과거 이야기만 나오면 색깔론 공세를 펴는 수구 세력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재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나 역사서 집필에 몰두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지금 현재 주력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
=. 내가 ‘한국사이야기’를 10년 계획으로 집필하면서 시골이고 어디고 무척 많이 돌아다녔다. 그동안 쓴 책이 스물 두 권이다. 지난 94년에 시작했으니까 이제 꼭 10년이 되는 이 대장정이 올해로 끝난다. 그동안 이것 때문에 얼마나 (시간에) 쫓겨 살았는지 지금은 팔이고 어디고 안 아픈 데가 없다... 사실은 그 때 동학농민운동 건을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94년 후반에 이 일을 먼저 시작하게 됐다. 올해 이게 끝나면 오래 묵혀두었던 옛 과제, 동학농민전쟁 연구에 바로 들어갈 것이다. 그게 끝나면 그담에는 45년 이후사, 그러니까 현대사에 손댈 작정이다.

그의 연구 계획은 끝이 없었다.
올해 66세.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들으면 그의 삶은 몇 십 년은 더 남은 듯했다. 오로지 역사에 매달려 그것만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그는 천상 역사학자일 수밖에 없는 듯했다.

웃으면서 시작했던 대화가 심각한 토로로 끝나고 나서 그는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11층 복도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청 앞 광장을 한참을 바라보더니 그는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허탈한 웃음과 함께.

“글을 쓰는 사람이 운동에 나서면 글을 못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글 쓰는 사람이 이런 일에 안 나설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게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이지...”

임은경기자

[출처;민중의 소리 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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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v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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